-이 책은 전문가 혹, 학자가 책상머리에서 연구한 작품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빈민 지역에 가서 그들과 삶을 함께하며 쓴 글이기에 굉장히 생생하다. 저자는 그동안 무척 많은 수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회복지의 틀을 만들고 제시 해왔지만 그것이 과연 현장 친화적이었는지를 먼저 물어본다.

- 20세기형 복지는 사람의 결핍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고 위험이 더 커지지 않게 할까? 그러기 위해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비용을 줄일까? 시스템은 어떻게 관리할까? 거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앞으로 ‘래디컬 헬프’는‘ 좋은 삶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 “당신은 어떤 삶을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1세기“래디컬 헬프”는 사람들 간의 다양한 관계에 주목한다. 즉, 어떤 사람이 자기 스스로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있는 가족, 친구, 이웃, 또는 자조모임 등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동적 관계는 기존의 복지제도 안에서 이루어지기 어렵다.

-저자가 바라보는 보편적 복지에 대한 시각은 한국의 사회복지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움은 가난한 사람이나 특수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가다 보면 어느 특정 시기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모두가 행복한 복지사회라는 것은 “너는 가난하니까 도움이, 너는 장애인이니 도움이” 이렇게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도록 하는... 그래서 도움을 받던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다른 도움을 주기도 하는...그런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기존 복지제도라는 거칠고 일방적인 방식에 더 이상 익숙해지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시스템을 우리에게 던져주지는 않는다. 다만 관계 중심..이 말은 사람중심이라고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그 관계를 보다 역동적으로 잇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수혜자가 늘 수혜자의 상황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복지 생산자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 순환 사이클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특별한 사람들(수혜가 필요한 가난한 이들, 장애가 있는 이들)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공기와 같이 복지(서로도움)를 호흡하는 그런 사회(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해본다.